[BGM 다시 보기] 영화 '주먹이 운다'











  한때 잘 나가던 복싱 스타 강태식(최민식 분)과 패싸움과 도둑질 외엔 할줄 아는 게 없는 문제아 상환(류승범 분). 그 둘이 '이겨야만 하는' 각자의 사연을 안고 신인왕전에서 맞붙는다. 토너먼트 상대들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결국 둘은 결승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한판을 벌이는데... 인생 사각링에서 한 번씩 케이오를 당하며 패배의 쓴맛을 본 이들이 얻은 마지막 기회, 당신이라면 누구를 응원하겠는가? 










  어느 쪽도 쉽게 응원할 수 없는 상황... 각자의 벼랑끝에서 날리는 마지막 펀치. 이때 뉴질랜드 민요 '사랑의 연가(Pokarekare Ana)'가 흐른다.

  한국에선 '비바람이 치던 바람...'이라는 가사로 개사되어 불려지는 노래. 맑고 청아하지만 어딘지 모를 쓸쓸한 멜로디는 두 남자의 승부에 비장감을 더한다.

  괜찮은 선곡이지만,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며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Boxer'을 떠올렸다. 혹시 음악감독은 정서냐 내용이냐를 놓고, 두 곡을 저울질하지 않았을까? 

  두 곡을 번갈아 들어보니 'The Boxer'는 너무 잔잔해 클라이막스 음악으로는 어울리지 않았고, 'Pokarekare Ana'는 곡 자체의 분위기는 좋으나, '비바람이 치던 바람...'하는 한국어 가사가 떠올라 여운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두 곡을 다 쓸 수 있다면... 엔딩장면에선 원래대로 '사랑의 연가(Pokarekare Ana)'를 쓰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The Boxer'를 배경음악으로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래는 'The Boxer' 노래와 가사 전문.



I am just a poor boy
Though my story's seldom told
I have squandered my resistance
For a pocket full of mumbles such are promises
All lies and jests
Still a man hears what he wants to hear
And disregards the rest

When I left my home and my family
I was no more than a boy
In the company of strangers
In the quiet of the railway station running scared
Laying low, seeking out the poorer quarters
Where the ragged people go
Looking for the places only they would know

Lie la lie ...

Asking only workman's wages
I come looking for a job
But I get no offers,
Just a come-on from the whores on Seventh Avenue
I do declare, there were times when I was so lonesome
I took some comfort there

Lie la lie ...

Then I'm laying out my winter clothes
And wishing I was gone
Going home
Where the New York City winters aren't bleeding me
Bleeding me, going home

In the clearing stands a boxer
And a fighter by his trade
And he carries the reminders
Of ev'ry glove that layed him down
Or cut him till he cried out
In his anger and his shame
"I am leaving, I am leaving"
But the fighter still remains

Lie la lie ...


나는 가난한 소년이랍니다
비록 내 이야기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머니 한 가득 채워 줄 거란 말에
있는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었지
그런 약속을 믿었어
모두 거짓과 허풍이었어
여전히 여기있는 인간은 그들이 원하는 말만 들으려 하고
다른 것에 대해선 무시해 버리지

내 고향과 가족을 떠났을 때
나는 그저 작은 소년에 불과했었어
낯선 군중들 사이에서 말이야
기차역의 적막함 속에서
겁에 질려 도망가고
웅크린 채 빈민가를 찾아다녔지
누더기를 걸친 이들이 살아가는 곳 말이야
오직 그들만이 알고 있는
그런 곳을 찾아 다녔지

막노동의 임금 정도만 바라며
일자리를 찾아 다녔지만
아무도 일을 안 주더군
오직 7번가의 창녀들의 유혹하는 소리뿐
그는 소리쳤지
난 말할 수 있어 내가 너무나 외로웠을 땐
나도 그런 곳에서 평안을 구했던 때가 있었지
난 그곳에서 어느 정도 편안함을 찾았지

그리고 나의 겨울 옷가지를 정리하고
떠나고 싶어하는 거야 집이 있는 뉴욕으로 말이야
그곳의 겨울은 매서운 겨울 아닐텐데 집으로.

텅 빈 벌판 위
싸움으로 돈을 버는 한 권투 선수가 서 있네
그 얼굴엔 상처들이 있어요
그 자신을 분노와 수치심에서 무너뜨리고,
상처 낸 권투장갑의 자국들 말이야
"떠날거야,떠날거야"
하지만 선수는 여전히 남아 있을 뿐
by 파란감 | 2010/07/19 20:50 | 앙상한 서재 | 트랙백 | 덧글(0)

자각


지금처럼 어리석고 잘못된 세상에서, 올곧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신경쇠약에 걸리고 말걸세. 이제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신경쇠약이냐고 물어보고 그렇다고 대답하면 덕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겠네. 요즘 세상에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은 놈은 아둔한 부자거나, 무학(無學), 무양심자이거나, 아니면 20세기의 경박스러움에 만족하는 멍텅구리일세.
- 나쓰메 소세키 '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 중에서




나는 행복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 왜 행복해야만 하는가? 우리가 사는 이런 세상에서는, 우울한 것이 정상이고 화나는 것이 당연하다.                 
- F. 웰던

 


병든 사회에 잘 적응한 육체가 얼마나 건강하겠는가?           
J. 크리슈나무르티



 



by 파란감 | 2010/06/03 21:15 | 트랙백 | 덧글(0)

바닥


- 가수 김광석의 메모 중에서
한 1년 전에 제 스스로 여러가지 힘든 일이

한꺼번에 불규칙하게 터졌을 때, 이런 생각을 했죠.

'인생은 수영장과 같다. 이렇게 힘든 일이

자꾸만 날 가라앉게 만든다면 그래 가라앉아보자.

내려가다보면 바닥은 나올 것이고

바닥이 나오면 차고 올라 수면 위로 떠 오를 것이다.'

하지만 가라앉으면 앉을수록

그 끝은 더더욱 깊게만 느껴지지만

다시는 수면 위로는 떠오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겼죠.

그래 포기하자... 이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생각하고 떠오르기로 했죠.

 

- 정호승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부끄럽다. 난 그저 하루하루 얕은 욕조 안에서 부박하게 '동동' 떠있을 뿐인데...

존재의 가벼움... 몸무게를 늘려야한다, 영혼의 몸무게를.



by 파란감 | 2008/11/17 00:26 | 트랙백 | 덧글(0)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했니?

    천재라고 일컬어졌던 모차르트는 서른세 살에 그의 모든 작품들을 만들었고, 슈베르트도 스물여섯 즈음 작곡한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라는 곡을 중심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뉜다. 대체로 역사 속에서 천재 혹은 거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20세 초반에서 중반 즈음에 주요한 작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해서 30세가 되면 어느 정도 자기 세계의 틀을 완성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천재인 난설헌 허초희의 경우는 어땠을까? 그녀는 10대 후반에 그녀의 신선시 대부분을 완성시켰다. 그녀는 결혼한 뒤에 규방문학의 절창들을 남겼고, 20대 중반에 안타깝지만 짧은 생을 마감한다. 우리나라에 어린이라는 이름을 만들어주고 짧은 서른세 살의 생애를 마감한 소파 방정환 선생의 경우도 주요 활동이 이루어진 시기는 20대였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동화를 듣기 위해 구름떼같이 어린이들이 모였던 시기, 색동화라는 전국적 조직을 만들고 이끌던 시기가 바로 20대였던 것이다. 과연 이 사람들은 너무 천재이고 위대했기 때문에 20대 즈음에 모든 것을 이루었던 것일까?

     이어령이 <우상의 파괴>라는 글로 정주를 비롯해 당대 최고의 시인들을 향해 그게 시냐고 외치면서 데뷔했던 것이 스물 두 살의 일이고,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된 것은 스물여섯 살의 일이다. 짧은 삶을 살다간 김수영이나 윤동주가 남긴 대부분의 걸작들 역시 20대 시절의 작품들이다.
 

우석훈, 88만원 세대 중에


혀영만 '사랑해' 중에


 











 

by 파란감 | 2007/11/16 00:14 | 河圖洛書 | 트랙백 | 덧글(0)

우월감과 열등감

축구공에 바람을 넣는다. 너무 많이 넣으면 공은 터진다. 공기가 부족한 쭈그러진 공으론 게임을 할 수 없다.

알맞은 공기. 팽팽한 긴장감. 그게 필요하다.
by 파란감 | 2007/11/12 00:09 | 河圖洛書 | 트랙백 | 덧글(0)

M은 별 두 개짜리 ‘진부한’ 영화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의 영역 바깥에 말할 수는 없지만 보여지는 것의 영역이 있음을 긍정하고 있다
박영식_'비트겐슈타인 연구'중

 나는 이명세의 영화관을 그렇게 이해한다. 말할 수는 없지만 보여질 수 있는, 그 경계를 건드리는 가장 영화적인 영화. 말로 설명될 수 있다면, 정말 '영화다운 영화'는 아닌 것이다M을 볼 때도 개념을 대입하고말로 정리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오감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곤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미지들, 귀에서 맴맴거리는 정훈희안개 멜로디∙∙∙ 
비트겐슈타인이 자신의 생각을 사다리에 비유했듯, 이명세의 영화를 이해하려면 사다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영화평을 뒤적였지만 '사다리'는 없었다. "내러티브 부재" "스타일만 살았다".  이미지를 읽어내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대사만으로 영화를 해석하려는 불성실한 평론. 별점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M이 별★★진부한 영화일까? 결국 스스로 퍼즐조각을 이리저리 맞추어 보았다.


M 시놉에 살을 붙여
by 파란감 | 2007/11/08 03:25 | 河圖洛書 | 트랙백 | 덧글(0)

직선과 곡선, 사실과 진실


[직선]

스트레이트 기사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스트레이트를 쓰는 것은 육하원칙에 따라 팩트를 나열하는 작업이다. 당연히 스트레이트는 팩트로 이루어진다. 팩트는 직선적이어서, 깔끔하고 명쾌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팩트가 이끌고 가는 세상을 꿈꾼다.

 

Now, what I want is facts. Teach these boys and girls nothing but facts. Facts alone are wanted in life. Plant nothing else, and root out everything else. Stick to facts, sir!

내가 원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어린아이들에게 사실만을 가르치십시오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사실뿐입니다 /다른 것은 가르치지 말고 모두 제거해 버리십시오 /사실에만 충실하십시오!  

찰스 디킨스
/(Stick to facts, sir!)

.

                                     

사실’이 있은 후에 ‘의견’이 있을 뿐이다. /사실이 여론을 이끌고 가는 세상이 민주주의다. /여론이 사실을 뭉개버리는 세상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
하지만 팩트만으로 충분할까?


"스트레이트 문장은 깔끔하다. 사실에 바탕을 둔 점, 그리고 긴장감이 매력이다. 그러나 진실을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그릇이다"



[곡선]

/
The truth is out there진실은 저 너머에∙∙∙”
   X-파일 오프닝 
 

/모든 진리는 구부러져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_니체



.






 


/사실
(팩트)이 직선이라면 진실은 곡선에 가깝다



[곡선과 직선]

/
시처럼 언어를 비틀어도 따라가기 어려운 그 많은 세상의 곡선을 어떻게 각진 팩트로 옮겨놓을 수 있단 말인가?

_나는 편애할 때 자유롭다_남재일_

 




[직선과 곡선]

직선으로 곡선 그리기

우리가 직선이라고 여기는 것이 과연 직선이겠는가? 혹시 곡선의 한 부분을 우리가 대롱시각으로 보고는 직선이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인가? ... 내 눈에 보이는 직선이, 사실은 아주 큰 원(곡선)의 일부분일수도 있지.

이윤기 숨은 그림 찾기(직선과 곡선)


데생수업 첫째 날,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연필 잡는 법 그리고) 선 긋는 법

가로 세로 직선을 바르게 그을 수 있게 되면 본격적인 데생수업이 시작된다.

윤곽과 명암. 직선으로 그려내는 곡선.

(데생 수업 첫째 날. 선 긋는 연습을 시킨다. 가로 세로로 직선을 일정하게 그을 수 있게 되면, 윤곽을 잡고 명암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데생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직선을 다룰 줄 알면, 곡선을 그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선과 선을 연결하면, 그것이 곧 곡선인 까닭이다).




[직선과 직선] 

/시처럼 언어를 비틀어도 따라가기 어려운 그 많은 세상의 곡선을 어떻게 각진 팩트로 옮겨놓을 수 있단 말인가?


선과 선, 무수한 직선을 이어 곡선을 그려내는 데생 작업

사실과 사실을 촘촘히 연결해 진실에 닿으려는 노력, 지난한 작업이겠지만...
 
 



by 파란감 | 2007/10/17 10:42 | 河圖洛書 | 트랙백 | 덧글(0)

'친절한 금자씨'는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더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
.  - '밥벌이의 지겨움 중


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by 파란감 | 2007/07/05 09:39 | 河圖洛書 | 트랙백 | 덧글(0)

불가능한 꿈, 접어라!


 

- 다음 Catoon '모니 앤 스토리' 중 -




- 아디다스 광고 중 '이신바예바'편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겠다"∙∙∙  말이 안 된다.

가능한 것은 가능한 것이고,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가능한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지레 포기하려는 소극적인 생각.

내가 그랬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이런 생각∙∙∙ 이제 접는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접는 것만으로도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




by 파란감 | 2007/06/13 09:41 | 河圖洛書 | 트랙백 | 덧글(0)

2007년 6월 10일 旣濟卦

旣濟(기제) 亨小(형소) 利貞(이정) 初吉(초길) 終亂(종란)
이미 다 이루어졌다는 것은, 통하는 것이 적다는 것이다. 마음이 곧아야 이롭다. 처음에는 길하다가 나중에는 혼란스럽다.

濡其尾(유기미)
꼬리를 적셔보고 강을 건널지를 결정하라. 함부로 덤벼들지 말라는 말이다.




간만에 점을 쳤다. 기제괘...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각 괘에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풀이도 달라진다.
아직 잘 모른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저 내가 처한 상황에 물음표(?)하나 덧붙여 마음에 담아본다.
"요즘 내가 성급하게 일을 밀어붙이는 것은 아닌가? 내일은 좀더 신중해야지.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일 피해야지"

by 파란감 | 2007/06/10 22:32 | 元亨利貞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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